행복감이 역치를 넘어서 미루고 미뤄왔던 블로그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운전하는 시간이나 침대에 누워서 글을 어떻게 쓸지 대충 써보는데, 그런 자투리 시간에 쓴 글이 텍스트로 잘 변환이 되어 컴퓨터로 왔으면 좋겠다.
이전에는 주말에도 랩실에 자주 갔다면, 요새는 평일에 더 집중해서 하고 주말에는 최대한 쉬려고 하고 있다. 덕분에 평일에는 잡다한 일들을 못 하게 되었지만.
토요일, 일요일 집에서 혼자 빈둥대면 정말 엄청나게 행복하다. 창문을 열었을 때 들리는 바깥 소리랑 TV에서 나오는 잔잔한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끝이다. 최근에 크롬캐스트라는 것을 사서 TV에 연결해서 쓰고 있다. 집에 있는 그냥 평범한 TV를 스마트티비처럼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빈둥대다가, 밀린 빨래랑 청소도 하고 넷플릭스에서 '멜로가 체질'을 한 편 보았다. 한 편이 끝나니 세탁기가 끝났고 빨래를 널어놓고 글을 쓰는 중이다.
어제 오늘 TV로 잔잔한 노래들을 틀어놓고 있는데,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도 나온 구스타프 말러의 5번 아다지에토 (Adagietto). 원래는 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버전을 들었었는데, 이번에 유튜브로 정명훈이 지휘한 NHK 오케스트라로 듣고 있다. 한국인인 줄 알았는데, 일본인들이었구나.
아다지에토는 들으면 들을수록 정말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
그리고 백예린이랑 아이유의 잔잔한 노래들, 영화 뷰티인사이드랑 아가씨, 헤어질 결심 ost 들도 너무 좋다. 그러고보니 저 영화들은 다 4번 정도씩 본 것 같다.
점심에 신세계를 갔다 오면서 잠깐 벚꽃도 구경하고 창문을 열고 운전하니 기분이 또 좋았다. 카이스트 근처는 이제 벚꽃이 거의 다 핀 것 같다. 바람도 선선하고, 미세먼지도 요새 심하더니 오늘은 좀 괜찮아서 또 좋았다.
주말이 하루만 더 있었다면 좋겠는데 아쉽다.
이게 요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살고 있는데, 평상시에는 뭘 할 때 행복한가? 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바로 딱 안 나오는 것 같다. 취미가 뭐냐, 좋아하는 게 뭐냐 이런 질문도 그렇고.
그래서 나중에 이 질문을 곱씹으며 혼자 곰곰히 생각해 보면, 여러 가지가 있다.
늦은 밤 시원한 바람 쐬면서 카이스트 앞 길게 펼쳐진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도 너무 좋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너무 좋고.. 그래서 이런 글을 쓰기로 (조금 전) 마음먹었다.
까먹지 않도록 내가 뭘 좋아하는지, 행복해질 때 그걸 놓치지 않고 적어놓는 것이다. 또, 살아가다 보면 이제 좋아하는 것이 바뀌기도 하고 여력에 따라 할 수 있는 것도 바뀔 테니 예전에는 뭘 좋아했는지 다시 볼 만하기도 할 것 같다.
이 나이쯤 되면 이제 사람이 잘 안 바뀌고 생각도 깔끔하게 정리될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 대학교 때보다 더 휙휙 바뀌는 것 같다. 하지만 뭐.. 생각만큼 장난스럽게 살 수는 없겠지만.
이 정도 시기가 지났으면, 1월 2일에 출발했던 하와이 여행에 대한 기록을 과연 쓸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논문 리비전이 생각보다 꽤 걸리고 있는데, 진짜로.. 진짜로 이거 끝나면 좀 여유를 가져야지. 또, 이 블로그의 초심에 따라서는 전문적인 지식 글들도 좀 써야 하는데,... 뭐... 일단 오케이.
아 참고로, 내가 주변 사람들한테도 요새 매번 하고 있는 말인데,
이거 끝나면 쉰다 이런 말은 안 쉬겠다는 뜻이다. 저런 마음가짐으로는 못 쉰다. 최소한 대학원생은 ㅋㅋ. 그냥 퍽 쉬어버려야 한다. 뭐 쉬기 싫으면 저런 말해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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