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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위스키

조니워커 블루 노마드 시티 & 토끼띠 에디션

by 두재 2023. 5. 3.

나는 사실 "전통적으로" 술을 잘 못 마시는 편인데, 수집욕이 엄청 강하다. 특히, 한정판에 살짝 눈이 돌아가는 경향이 있다.

 

코로나 시국으로 혼술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젊은 층의 위스키 수요가 늘었다고 한다. 나도 최근에 여러 가지 높은 도수의 비싼 술들을 많이 사 보았다. 사실 위스키라는 것을 접한 것은 이제, 007 같은 상남자 영화에서 근육질의 셔츠핏이 엄청난 멋진 아저씨들이 위스키를 쭉 붓고 입에 들이키는 것을 본 것이다. 이에 감명 깊어서, 대학교 때 이제 아는 형이랑 조니워커 블랙?이었나를 같이 먹어보기로 했는데, 인상만 엄청 쓰고 맛도 엄청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마시면서, 도대체 그 영화에서 그 아저씨들은 이걸 어떻게 마신거지 싶었다.

 

그 이후로 몇 년이 지나고, 돈도 좀 생겼고 나이도 먹었고, 다시 한 번 위스키에 도전을 해보기로 한다. 처음으로 산 것이 조니워커 골드. 사실 술도 원체 못 마시는 편이고 술맛이라는 것을 도통 이해 못하는 사람이었기에, 가오로 마셨다고 봐야 맞을 것이다. 남자는 가오 아니겠는가. 조니워커 골드는 뭐 엄청 괜찮았다. 도수가 소주보다도 훨씬 높았는데, 알코올 향이 안 나길래 신기했다.

그렇게 조금 살다가, 추석이었나 선물 세트로 글렌리벳 15년을 또 사 보았다. 잔도 줬는데, 내가 또 이런 거에 약하다. 글렌리벳 15는 이제 유리 상자 안에 있는 고가의 위스키였기에, 상징적이다. 사실 이것도 아직도 다 안 마셨는데, 얘도 엄청 맛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계속 말하지만, 난 한 잔만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바로 잘라면 잘 수 있다. 

 

그 이후, 아시아나 기내면세점에서 발렌타인 23년, 새해에는 조니워커 블루 토끼띠 에디션을 샀었다. 각각 삼사십만 원 정도 하는 술이니까, 사실 엄청 비싼 것 같다. 한 잔이 아마 이삼만원 할 것 같던데, 한 잔만 마셔도 거의 외식을 하는 것이니, 누가 보면 돈이 참 많구나 싶을 것 같다. 

 

참으로 신기하고 얄궂은 것은, 점점 비싼 술을 사면서 마셔보고 있는데, 더 싼 술이 엄청 안 좋아보인다는 것이다. 처음 조니워커 골드를 마셨을 때에는 엄청나다고 생각했고, 글렌리벳 15를 마시고 골드를 마셨을 때에는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알코올 향이 느껴졌다. 이후 발렌타인 23을 마시고 글렌리벳 15를 마셔보니, 또 예전에 느꼈던 것에 비해서는 안 좋게 느껴졌다. 아직 조니워커 블루를 개봉하지도 않았고, 마셔보지는 않았는데, 과연 최고라고 느껴지는 발렌타인 23년이 안 좋게 느껴질지 궁금하다.

 


사실 술을 잘 모르는 나지만, 어디선가 조니워커 블루, 발렌타인 30년, 로얄 살루트 XX년? 이 제일 좋은 술이라고 들었다. 물론 비싼 것은 한 없이 많겠지만, 가격과 맛을 함께 고려했을 때 저 3종류가 제일 좋다는 것이겠지. 사실 나는 뭔가를 산다면 되도록이면 제일 좋은 것을 사자 주의여서 저 3종류를 그냥 사려고 했었다. 발렌타인 30년을 사려고도 했는데, 그때 당시에는 뭔가 너무 비싼 것 같은 느낌이라서 그전 단계인 30년을 샀고, 최근에 조니워커 블루는 두 병이나 샀으니, 얼추 맞다. 게다가, 토끼띠 에디션은 무슨 프리미엄이 붙었는지, 40만원도 넘었던 것 같다.

 

최근에 잠실 롯데타워에서 조니워커 블루 서울 한정판이 나오면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고 들었다. 그 때 나도 서울에 있긴 했었는데, 어차피 차를 가져가서 시음도 못하고 그거 하나 보러 잠실까지 가기도 그래서 안 갔었는데, 오늘 트레이더스에서도 발견했다. 내가 그때 대충 읽어봤을 때 팝업스토어에서는 선공개이고, 5월 중에 도소매업체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고 했는데, 벌써 뜬 것 같다.

 

그리고 보니까 아마 트레이더스에서 사는 게 훨씬 싼 것 같다. 그 때 뭐 팝업에서는 40만원 정도 했던 것 같은데, 트레이더스에서는 32만원 정도에 살 수 있고, 선착순 3천명한테는 3만원 백화점 상품권을 준다고 하니, 30 언더로 살 수 있는 것이다.

보면 얘도 유리 상자 안에 들어있고, 도난 방지?를 위해 저 영수증 같은 종이를 계산대로 가져가면 직원 분이 가져오시는 형태이다. 이름을 보면 조니워커 블루 노마드시티 서울에디션이라고 하고, 이것도 한정판이다. 이게 아마 어떤 작가가 2220년의 몇몇 도시를 상상해서 병에 그 그림을 넣어서 파는 것이다. 그중 서울이 있는 것이고, 또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현재는 두 개의 조니워커 블루 라벨이 생겼다. 둘 다 미개봉이다. 저 토끼띠 에디션은 지금 논문 억셉되면 축하주로 비워버릴 생각이라 근시일동안은 아마 계속 미개봉일 것 같다. 오늘 산 서울에디션은 스티커가 없어서 열어볼 수 있었다. 얘도 병을 열지는 않았는데, 내부 구성은 한 번 볼 수 있었다. 아, 그리고, 트레이더스에서 서울 에디션을 사면 글랜캐런 잔이나 카네이션 브로치?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는데, 1층 고객센터에 따로 가서 달라고 해야 준다. 주류코너에서 디아지오 직원분이 저 사은 행사를 설명해주셨는데, 병을 가져오시는 직원분이 특별히 말이 없길래, 내가 물어봐서 알려주셨다.

 

사실 토끼띠 에디션은 열어보지도 않았고, 블로그로 후기를 좀 봤는데, 그때도 병이랑 저 코스터 4개, 넓은 천 판때기, 다이어리를 준다고 했는데, 이번 서울 에디션도 똑같은 것 같다. 병 디자인을 보면, 롯데타워도 보이고, 한옥들도 보인다.

 

그리하여 현재 술들은 이렇게 진열되어 있다. 빨리 집도 넓어지고 진열장 같은 것도 생겼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