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향이나 냄새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차나 방 안에서 웬만해서는 음식을 잘 먹지 않기도 합니다.
특히, 사람에게서 나는 향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노래가 그때의 상황을 기억나게 만들어준다면 향은 그 사람을 기억나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래서 향수나 향초를 많이는 아니지만 몇 개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제가 주로 사용하는 향수는 샤넬 알뤼르 옴므 시리즈입니다.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이 있고, 알뤼르 옴므 에디씨옹 블랑슈가 있습니다.
* 알뤼르 옴므 스포츠 라는 것도 있는데 다 전혀 다른 향수들입니다. 완전 향이 다릅니다.
**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은 코롱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지만 Eau de cologne (EDC) 이 아니라 Eau de toilette (EDT)입니다. 이것들은 얼마나 향이 오래가냐의 차이점이 있는데 EDC < EDT < Eau de perfume (EDP) < Perfume 순으로 오래갑니다. 그런데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은 공식적으로는 EDT이기는 한데 지속력이 정말 약합니다 (거의 2시간이면 코 대야만 느껴짐). 샤넬에서도 양심이 있었을까요?
*** 알뤼르 옴므 에디씨옹 블랑슈는 EDP 입니다. 이건 조금 오래가긴 합니다 (4~5시간 정도는 가는 것 같고 반나절 지나도 코 대면 잘 느껴집니다).
그리고 최근에 이제 향수를 하나 더 샀습니다. 기존에 있던 향수에 약간 질리는 감도 있었고 여름이 되어 새로운 향수를 하나 사보고 싶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알게된 향수 중에 아쿠아 디 파르마라는 회사의 미르토 디 파나레아라는 향수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쿠아 디 파르마는 조 말론, 딥티크와 같이 니치 향수를 만드는 회사 중 하나인데 개인적으로 조 말론은 너무 흔해 싫었고 딥티크는 사고 싶기는 한데 워낙 취향을 타는 브랜드라 한 번 백화점에 가보고 사려고 합니다. 아쿠아 디 파르마 중에 미르토 디 파나레아라는 향수가 제일 평이 좋고 대중적이라고 하여 시향 없이 사기는 했는데 약간 후회하고 있긴 합니다. 물론 향이 나쁘지는 않은데 그냥 저는 샤넬이 더 좋네요.
사실 향수에 대한 후기나 정보글들은 인터넷에 찾아보면 워낙에 많이 볼 수 있기는 한데, 그냥 저의 개인적인 평을 남겨보려 합니다. 3가지 향수 모두 공통적으로 병이 예쁘긴 합니다. 향수병이 다 예쁜 게 아니냐라고 물어보신다면 안 예쁜 병들로는 입생로랑, 몽블랑, 조 말론 등이 있습니다.
1.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
시트러스 향수인데 쉽게 말해 레몬 향입니다. 완전 레몬향이고 저는 레몬 향을 좋아합니다. 달콤한 향은 별로 없습니다. 아주 처음에는 조금 시큼할 수 있는데 3분 정도만 지나도 매우 상큼한 냄새가 납니다. 지속력은 말했듯이 굉장히 짧습니다. 오전에 집에서 나가면서 뿌리면 점심쯤 되면 다 날아갑니다. 20대 초중반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전에 갤러리아 가서 샀었는데 1년동안 아주 잘 쓴 향수입니다. 최근에는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고 있습니다.
2019.07.31 - [일상] - [향수 & 신발] 샤넬 알뤼르 옴므 코롱 & 나이키 에어맥스 95
2. 샤넬 알뤼르 옴므 에디씨옹 블랑쉬
예전에 학회로 미국 갈 때 면세점으로 샀습니다. 글을 예전에 썼는지 잘 모르겠네요. 면세점으로 사기 전에 현대백화점 가서 한 번 다 향을 맡기는 했었습니다. 그때는 그냥 믿고 사는 샤넬 향수 개념으로 사기는 했습니다.
사실 이 향수는 위에 말한 스포츠 코롱에 비하면 훨씬 톤다운된? 더 고급스러운 향입니다 (스포츠 코롱은 고급스럽다기보다는... 약간 젊고 환한 느낌입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은 모르겠지만 처음에는 약간의 레몬 향과 페퍼 향이 나다가 나중에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향이 납니다. 완전 캐주얼에는 또 잘 안 어울릴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또 완전 포멀 한 상황에서만 어울리는 것도 아닙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는 그냥 전반적으로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나이로 하면 20대 초반의 풋풋함과는 잘 안 어울리는 것 같고 20대 중후반, 약간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최근 거의 원탑으로 쓰고 있는 향수입니다.
향은 말로 잘 표현 못하겠네요. 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세요.
https://366day.tistory.com/431
3. 아쿠아 디 파르마 미르토 디 파나레아
이 향수는 이제 시향도 안 해보고 샀는데, 큰 후회를 하거나 중고로 팔 생각을 하는 정도는 아닌데, 시향을 해봤더라면 안 샀을 것 같습니다. 뭔가 최근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가 뭐라도 쇼핑으로 아마 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향에 대해 정리해보면 이 향수도 시트러스 계열인데, 맨 처음에는 시큼한 레몬 향이 나다가 나중에는 부드러운 향으로 바뀝니다. 약간 달콤한 향으로도 느껴지는데요, 사람들이 비누향이라고 표현을 하더라고요. 비누향의 대표라고 미르토를 소개하던데 저는 사실 비누향이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했었습니다. 이 향수를 뿌렸을 때도 맨 처음에는 이게 비누향인가? 싶다가도 계속 생각해보니 비누향 같기도 합니다. 이게 아마 이해 안 되시는 분들은 맡아보시면 알 겁니다. 향을 말로 표현하는 게 정말 정말 어려운 것 같더라고요.
이 향수도 지속력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닌데,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이랑 비교하면 비슷하거나 이 향수가 아주 약간 더 오래가는 것 같습니다. 이 향수도 사실 스포츠 코롱이랑 둘 다 여름에 주로 사용하는 향수로 포지션이 비슷하기는 한데, 향이 조금은 다른 곳을 지향하는 것 같아 그렇게 겹친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여름 향수라고 말은 했지만 스포츠 코롱 같은 경우는 여름에 뿌려도 좋지만 겨울에 뿌려도 그 시원함이 또 나름 어울립니다.
글을 쓰다보니 거의 샤넬 향수로 정말 치우쳐 있네요. 샤넬에서 블루 드 샤넬은 못 맡아보았고, 알뤼르 옴므 시리즈랑 여자 향수 중에는 샤넬 넘버 5랑 코코 마드모아젤을 맡아보았는데 샤넬 향수들이 조금 달콤한 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넘버 5는 조금 나이 때가 있어 보이고, 코코 마드모아젤 같은 경우는 넘버 5보다는 어리긴 할 텐데 정말 달콤합니다. 병도 완전 핑크 핑크 하기는 한데요, 향이 달콤한 데다가 워낙 강해서 주변에 지나가게 되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됐든 아직은 샤넬 향수들이 저에게는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샤넬 남자 향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지도 않는 것 같고요. 아쿠아 디 파르마의 경우도 뭐 가끔 쓸 것 같기는 한데 아마 장식의 역할이 조금 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뭔가 아까워서? 정을 붙이면서 최근 사용하고 있기는 합니다.
사고 싶은 향수로는 딥티크 향수들이 있는데, 이들은 정말 시향을 안 해보면 안 되는 향수들이라 아직 못 사고 있습니다. 요새 정말 바빠서 시간이 없기는 한데 조금 여유가 생기면 대전 갤러리아에도 딥티크가 있어서 한 번 시향 해보러 가고 싶기는 합니다. 특히 딥티크 베이 향초를 현재 가지고 있는데 향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베이 향수가 있나 찾아봤는데 향수로는 없더라고요. 베이 향초도 이제 딥티크에서 베스트 셀링 무난한 향 중 하나인데 장미향 계열입니다. 뜬금없이 장미향이 나오기는 했는데 한 번 딥티크에서 장미향인 오 로즈, 롬브로단도라는 두 개의 향수를 한 번 시향 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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