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아트 페어이고, 세계적으로도 큰 규모에 속하는 키아프와 프리즈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9/9일 (토)).
키아프는 원래 국내 아트페어이고, 작년부터 프리즈라는 또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트페어와 함께 개최하였다. 그래서 코엑스 1층에서는 키아프, 3층에서는 프리즈를 볼 수 있었다.
나는 원래 미술에도 관심이 많고, 미래에 그림으로 먹고 살기 위해 (아주 약간은 진심으로)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아트 페어나 전시에 최대한 자주 참여하고 있다. 글로 쓰지는 못했지만, 최근 성수에서 했던 더 프리뷰? 아트 페어에도 가봤는데 신진 작가들의 기발한 창의력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키아프나 프리즈는 이제 신진 작가보다는 아무래도 전시 경력도 좀 있고 어쨌든 심사를 통과한 갤러리와 작가들이 오기 때문에 훨씬 작품의 퀄리티도 높고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프리즈의 경우 원래 외국 아트 페어다 보니 참여한 갤러리나 작가들이 대부분 해외에 소재하고 있거나 우리나라와 해외에 공동으로 위치하고 있는 케이스가 많았다.
아무튼, 프리즈는 다루는 작품의 가격대도 훨씬 높고, 관람객도 좀 더 많은 것 같았고 일반인들도 알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이 있었다.
키아프의 경우는, 3백만원 정도의 작품도 꽤 있어서 컬렉팅을 하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고, 한국 작가와 갤러리들이 많았다.
예매, 티켓
키아프와 프리즈 모두 티켓 가격이 만원 이만원 하는 것은 아니고 얼리 버드로 하루 본다고 했을 때 8만원 정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번 년도는 키아프와 프리즈의 입장 순서가 표를 살 때 정할 수 있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 그리고 행사는 각각 한 번의 재입장이 되긴 해서 키아프를 먼저 선택했어도, 키아프 - 프리즈 - 키아프 이렇게 갈 수 있다. 우리도 키아프 - 프리즈 - 키아프 순으로 관람했다.
프리즈의 경우가 좀 더 대작이 많기도 하고, 약간 경매라기 보다는 전시를 보러 가는 느낌이라 프리즈를 먼저 보는 게 좋다는 글이나 친구들의 말이 있어서 키아프를 조금 보고 프리즈를 보러 갔다.
나는 이제 학회도 있고 해서 토요일날로 예매를 했고, 하루만 보는 것이 아니라 행사동안 계속 볼 수 있는 티켓은 훨씬 비쌌다.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보자면,
- 역시나 규모가 진짜 무지하게 크다. 하나하나 다 보려고 하면, 하루에는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고 무지 다리가 아프다.
- 티켓팅을 빨리 하는 게 좋다. 입장 시간을 선택해야 하는데, 열려있는 시간이 늦은 오후일 수도 있다.
- 토요일에는 사람이 엄청 많다. 시간이 된다면 평일이 나을 것 같다.
- 다음에는 그냥 돈을 더 내고 여러 날 들어갈 수 있는 티켓을 사고 싶다. 물론 시간적 여유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 대여섯 시가 되면 나도 힘들고 사람들도 좀 지친 것 같다. 점심 즈음이 제일 활발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
키아프 (KIAF)
키아프는 코엑스 1층에서 했다. 참고로, 코엑스의 짐 보관함은 당연히 만석이었는데, 키아프 행사에서 짐을 보관해준다. 짐 보관을 위해서는 코엑스 그랜드볼룸으로 가면 되고, 짐 보관하는 곳 바로 옆에 행사 입구가 있다.
어차피 그림 사진들을 마구 블로그에 올릴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몇 가지만 추려서 올려보려고 한다.
토요일이 거의 마지막 날이다 보니, 꽤 많은 작품들이 판매가 되어 있었다.
쪽 사진의 작가의 그림들이 재밌어 보였는데, 모든 작품이 팔렸다. 오른쪽 그림도 뭐 재미 있는 그림인 것 같다. 사실 나는 막 엄청 회화적인 그림보다는 저런 식으로 재미 있는 그림들이 나은 것 같다. 어쩌면, 회화적인 그림보다 저런 단순한 그림이야말로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이 김은미 작가님의 그림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얘기도 좀 해봤다. 옻에다가 안료를 섞어서 그림을 그리는데, 색감이 매우 오묘했다. 확실히 이제는 작품의 재료, 표현 방식 등이 너무나 다양하고 중요한 것 같다. 나전칠기처럼 자개를 활용하여 만든 것도 있었는데, 한국적인 멋이 있었고 이 때문에 해외에서도 러브콜이 많다고 한다.
옻이 신기한 것이, 진득진득한 옻을 건조하려면 건조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습도가 좀 있어야 건조가 된다고 하고, 건조가 제대로 된 이후에는 변형이 없이 견고하다고 한다. 또, 건조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색이나 부드러움이 바뀌기 때문에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도 오래 걸리고 다양하게 그림이 나온다고 한다.
이 분이 말씀하시길 옻을 사용하는 작품은 원래 매우 비싼데, 최근 개인전을 하고 깜빡하고 가격을 안 바꿔서 현재도 매우 싼 가격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이 분한테 컬렉팅을 위한 여러 정보들을 들었다. 호당 가격이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로 되어 있는지나 어떻게 작품을 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셨다.
프리즈
그 후 우선 나와서 3층에 있는 프리즈로 갔다. 규모도 엄청 크고, 세계적인 기업들도 많이 부스를 차려 놓았다. 사람들도 많았고 갤러리분들이 대부분 외국인이라 영어로 대화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가끔, 한국인 분들 한 명이 계시는 경우도 있었다. 내가 궁금해서 외국 갤러리에서 일하시는 건지 어떻게 도와주게 됐는지 한 분께 여쭤봤다. 그 분은 지금은 나왔지만 예전에 갤러리에서 일할 때 해외 페어에서 친해진 외국 갤러리 사람이 이번에 한국에 온다고 해서 도와주게 되었다고 한다.
프리즈는 이제 신진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소개한다기보다는 이미 엄청 성숙한 작가들의 신작이나, 대가들의 예전 작품들을 정말 거래하는 곳이었다. 대부분 가격이 안 적혀있어서 내가 여쭤봤었는데 ㅋㅋ, 싼 것들이 대충 몇천만원대에서 이우환, 박서보의 큰 작품들은 20억 대, 키스 헤링의 작품 중 거의 벽 만한 것은 80억이었다 ㅎㅎ. 사실 대충 가격을 보고, 현재의 나랑은 너무나 먼 얘기여서 아주 약간은 흥미가 떨어졌다.
작가들도 매우 쟁쟁하다. 한국의 현대 미술 작가로 유명한 김환기, 이우환, 박서보, 윤형근, 이배뿐 아니라, 데미안 허스트, 요시토모 나라, 카우스, 줄리안 오피, 아마노 타케루 등이 있었다. 이외에도 내가 가끔 보았던 작가의 작품들이 나올 때마다 반갑고 신기했다. 정말 작품이 무지 많긴 한데, 그래도 내가 대충 봤던 작품들이 꽤 있어서 그래도 내가 꽤 들어보긴 했구나 싶었다.
거대한 이배의 그림. 내가 매번 말하지만, 큰 그림이 역시나 멋있다. 프리즈에도 정말 벽 하나를 채우는 거대한 작품들이 매우 많아서 보는 맛이 있었다 ㅎㅎ.
이건 누구거였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그 만타 블랙처럼 엄청나게 검정색인 도료를 쓴 것 같다. 이게 지금은 반구형으로 튀어나와 보이는데, 앞으로 가면 하나도 안 보인다. 완전 검정이라서 빛이 반사가 하나도 안된다.
작가는 모르겠는데, 이렇게 신기한 그림도 있었다. 금으로 하늘을 표현하고 바다를 표현할 때에는 폐 낚시바늘이나 철사를 사용했다. 확실히 재료나 표현 방식의 독창성이 중요하다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크게 관심은 없지만, 요새 엄청 핫한 카우스의 작품.
김창열과 박서보 작가의 작품.
이 갤러리에도 이우환, 김환기, 박서보의 작품이 많이 있었다. 저기 있는 거대한 이우환 작품이 20억이다.
줄리안 오피와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은 저렇게 기다리는 줄이 있었다. 가끔 어떤 작품들에는 줄이 있었는데 엄청 길었다. 이번에 피카소의 드로잉도 있었다고 하는데, 줄이 너무나 길어서 나는 보지는 않았다.
무라카미 다카시의 픽셀 버전 해바라기와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이번에 일본 갤러리도 많았다.
내가 예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아마노 타케루의 작품. 4점이 있었다.
작품들 말고도 기업 부스도 매우 컸다.
스위스의 시계 회사인 브레게와 BMW를 가보았다. 브레게는 참고로 몇억 몇십억 하는 시계를 만드는 유서깊은 시계 회사이다.
이번에는 스위스에서 일하시는 분을 직접 모셔와서 시계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저 시계에서 금속을 깎아 예쁜 무늬를 만드는 기요쉐 과정이 있는데, 150년 된 예전 기계로 직접 무늬를 새기는 것을 보여주셨다. 이외에도 브레게 시계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부품들이 하나하나 분해가 되어 있는 채로 볼 수도 있었다.
총평
이번 키아프와 프리즈는 너무나도 좋았다. 내년에도 꼭 다시 올 것 같고, 여러 날을 올 수 있는 티켓을 끊을 것 같다 ㅎㅎ 물론 그 때는 졸업 준비도 어느 정도 되어있어야할 것 같아서 좀 열심히 일을 해놔야할 것 같다. 컬렉팅을 꼭 하고 싶기도 하고, 그림을 더 열심히 그리고 싶기도 하고 정말 가슴이 벅차다. 너무 재미있었고, 규모도 컸고 단순히 미술관을 가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색다른 느낌이었다. 갤러리 분, 작가 분들과 대화하는 것도 유익했고 좋았다.
'일상 >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 현대 미술 기획전 <스티븐 해링턴> 전시 (0) | 2024.04.13 |
---|---|
케이옥션 경매 프리뷰 & 아르떼케이 김물길 개인전 (17) | 2024.04.13 |
대학원생 교양 쌓기 - <추락의 해부>, <괴물> 후기 (1) | 2024.02.01 |
아모레퍼시픽 미술관 전시 - 안드레아스 거스키 (Andreas Gursky) (0) | 2022.07.06 |
아모레 퍼시픽 건물 구경 & 메리 코스 (Mary Corse) 전시회 (0) | 2022.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