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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아모레 퍼시픽 건물 구경 & 메리 코스 (Mary Corse) 전시회

by 두재 2022. 1. 20.

용산에 있는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에서 하는 메리 코스 전시회를 다녀왔다. (2022. 01. 16 일요일)

들어가기에 앞서, 미술에 관심이 꽤 있는 공대 대학원생의 주관이 다량 들어가 있는 글이다.

 

아모레 퍼시픽 건물

용산은 아이파크몰 때문에 몇 번 갔었는데 아모레 퍼시픽 미술관은 처음이다. 아모레 퍼시픽이 미술관도 가지고 있는지조차 몰랐다. 아모레 퍼시픽 본사 지하에 딸려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서울 지나다니면서 예쁜 건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게 아모레 퍼시픽 건물이라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건물은 다음과 같이 생겼다.

아모레 퍼시픽 본사

정육면체 중간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위에서 아래로도 구멍이 있다.

본사는 신용산역과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데 들어가는 길이 꽤 예쁘다. 그렇게 들어간 건물 지하가 공간도 꽤 크고 음식점들이 많아 아모레 퍼시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참 부럽다고 느껴졌었다. 신용산역과 용산역은 걸어서는 십 분 정도면 되지만 지하철로는 굉장히 멀어서 둘 중에 편한 곳으로 내리면 될 것 같다.

지하 연결통로

내부는 콘크리트가 보이는 형태로 되어 있다. 천장에 햇빛이 바로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 있고 3층까지가 중간이 통으로 비어 있어 굉장히 공간감이 느껴진다.

내부

예전에 네이버 해커톤 나갔을 때 춘천에 있는 커넥트원 느낌이 조금 났었다. 둘 다 느낌 충만한 건물인 것 같다. 커넥트원도 그랬지만 엘리베이터나 지도 같은 것이 꽤 인테리어의 인상에 영향을 주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랑 지도

 

 

전시실

전시실은 지하에 있지만 일단 건물 1층으로 와야 한다. 1층에 로비에서 결제를 하고 (예약을 해도 와서 결제한다) 지하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관람료는 성인 1인당 15,000원이다.

이벤트로 인스타그램을 팔로우하면 라네즈 크림 스킨? 50ml도 준다. 네이버에 찾아보니까 한 오천원의 값어치 정도 하는 것 같은데 받으면 꽤 이득인 것 같다. 써보니까 또 괜찮다. 냄새도 안 나고 안 끈적거린다.

그리고 주차 같은 경우는 3시간 쿠폰을 주는데 전시가 한 시간 정도면 다 봐서 충분하다. 본사 건물 지하 2층과 3층을 사용하면 되고 주차 공간은 매우 여유롭다.

주차권이랑 라네즈 크림스킨

 

전시장은 지하에 있다. 전시를 다 보고 나면 다시 이 위층으로 오는데 내려갈 때 계단이랑은 당연히 다르고 저 뒤쪽에 있는 기념품 파는 쪽에서 오게 된다.

 

전시

이 분의 전시는 정말 현대 미술같다. 나는 정말 현대 미술 같은 전시를 경복궁 옆에 있는 갤러리 현대에서 보았다. 그때 50주년 전시를 하면서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현대 화가들의 작품들을 보았다. 특히 김환기의 우주라는 작품이 개인에게 팔리면서 그전에 이곳에서 잠깐 전시를 했었는데 정말 환상적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가치 있는) 현대 미술은 다음과 같다. 1) 이해하지 못할 것 2)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할 것. 특히 갤러리 현대와 이 곳에서 본 작품들은 정말 거대하거나 보면 어떻게 만들었을지 잘 감이 안 잡힌다. 이러한 특성이 2번 조건을 충족시킨다. 뭐 1번 조건인 이해하지 못할 것은 웬만한 사람들에게 만족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기준에서 봤을 때 김환기나 박서보 등등의 작가가 그린 작은 그림이나 낙서는 사실 별로 큰 감흥은 없다. 물론 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비싸긴 하지만.

아무튼 전시는 총 6 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중 작은 방 같은 곳을 빼면 메인은 한 3개 정도의 전시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사진은 찍어도 되나 동영상 촬영과 플래시는 안된다고 한다.

광각으로 찍은 전시장 사진 몇 장만 올리면,

전시장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림들이 정말 정말 거대하다. 내가 위에서 현대 미술을 약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치부했지만 작품을 보고 압도당하는 느낌이 꽤 재미있긴 하다. 갤러리 현대에서도 김환기의 우주를 봤을 때 그전까지 봤던 다른 작품들은 잊히고 "우와" 하며 이건 비쌀만하다고 생각했었다. 이 메리 코스 전시회에서도 그러한 순간들은 몇 번 있었다. 김환기의 우주 작품보다는 아니지만, 압도적인 그림들이 꽤 있다.

 

메리 코스의 그림

전시장으로 구분이 되어 있는데, 그림은 총 3개의 시리즈가 있는 것 같다. 

제1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그림은 아크릴 물감에 작은 유리 구슬들을 섞어 흰 캔버스에 흰색으로 칠한 것들이다. 바다의 모래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본 것 같은데, 유리구슬들이 섞여 있어서 칠한 부분은 조명의 방향, 보는 위치에 따라 조금씩 색이 달라진다. 그래서 이 메리 코스 전이 색을 칠하는 것이 아니라 "빛을 담은 회화"라는 부제를 가지고 있다. 

제 1전시장

물감을 캔버스 전체에 칠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칠하는데, 또 이런 것이 현대 미술에서 주로 사용하는 테크닉같다. 이런 점이 이제 추상적인 의미를 가지면서 그림에 대한 해석을 보았을 때 "이걸 이렇게 해석한다고?"가 되는 것이다. 아무튼.

크기를 비교할 수 있는 수단은 없긴 한데, 대충 눈으로 보았을 때 세로 높이만 해도 2미터는 충분히 되어 보였다. 

 

다음 전시장에서는 삼원색이나 검정색을검은색을 사용하는 그림들이 나온다. 노랑, 빨강, 파랑 등을 추가하였는데 특별히 잘 나온 사진은 없어서 검은색을 쓴 그림을 여기에 올려 보았다. 왜곡이 조금 있지만...

솔직히 이 그림은 아까 흰색 그림이랑 대단하게 다를 건 없다.

그런데 이 그림들은 좀 대단하다.

이 그림들에서 흰색 부분은 실제로 1전시장에서 본 기법으로 그린 것인데, 저 검은색 부분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유광 검은색 표면?들이 울퉁불퉁하게 입체적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우주를 보는 것처럼 보인다.

아까 흰 그림들이 유리 구슬들을 섞어 놓아 내가 움직임에 따라 은은하게 색이 바뀌었다면, 이 검은색 부분에서는 내가 움직임에 따라 검은색 바탕에 수없이 많은 흰 점들이 빠르게 바뀌어 꽤 황홀하다. 특히 정말 신기한 것은, 왼쪽과 오른쪽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가 전혀 달라서 그런지 실제로 눈이 초점을 잘 못 맞춘다. 정말 신기하다.

 

마지막 시리즈는 타일이다. 도자기라고 볼 수 있다. 솔직히 특별히 감흥은 없었다. (같이 본 친구가 김 같았다고 전해달라고 한다.)

타일

 

 

마치고

다 보고 나면 화장실이랑 물품 보관함 사이에 느낌 있는 거울이 있다. 사진 찍기 좋은 것 같다.

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면 아까 지하로 내려오기 전 슬쩍 볼 수 있는 기념품샵이 있다. 이 기념품샵에는 본 전시 외에 일반적인 기념품들도 판다.

본 전시에 대한 기념품으로는 엽서 세트와 포스터를 파는데, 난 포스터를 하나 사 왔다. 두 개다 만 얼마 정도 했어서 비싸지는 않은데, 내 기억 상 엽서는 정말 안 써서 포스터라도 나중에 벽에 걸어 놓을까 해서 사 왔다. 내가 미술 전시회를 조금 다녀보려고 하는데 내가 약간 기념품 같은 것들을 엄청 모은다. 그래서 안 살 수가 없었다.

 

총평

정말 정말 현대 미술틱한 전시였다. 전시장이 있는 아모레 건물의 외관이나 인테리어 모두 느낌이 충만했고, 전시는 더욱더 느낌이 충만했다. 한 번 가볼 만한 전시였던 것 같다. 재미있었다.

 

사실 현대 미술에 조금 친해져 보려고 시도는 계속 하고 있는데, 잘은 모르겠다. 압도당하는 느낌에 신기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솔직히 화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작품을 만드는지, 이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와닿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