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바쁘고 바빴던 일이 얼추 끝났다. 끝나자마자 도망치듯이 한국을 벗어났다 ㅋㅋ
사실 대학원을 다니면서 해외 출장이든 해외 여행이든 정말 많이 다닌 것 같은데 매번 블로그에 써야지 써야지하면서 바쁘다는 핑계로 시간이 지나버리고 쓸 마음이 없어져버렸다.
이번에는 바쁜 일 끝나고 살짝 여유가 생기기도 했고 한 번 도쿄 여행을 메모로 남겨보려고 글을 썼다. 사실 몇 일 후에는 또 학회 때문에 길게 미국을 가게 되어서 이 잠깐 빈 시간 동안 연구를 제대로 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후쿠오카는 이제 전문연구요원 편입 바로 직전 가보긴 했는데, 도쿄는 17년도 대학교 입학 한 이후 처음으로 간다. 그때도 고등학교 친구랑 갔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애랑 다른 고등학교 친구랑 가게 됐다.
웃긴 게 3명이서 가는데, 각자 가는 공항도 다르고 비행기도 다르고, 오는 경우는 날짜도 사실 다르다. 한 명은 하루 좀 더 있기로 해서 약간 신기한 여행이 되었다. 물론 같이 겹치는 동안에는 계속 같이 다니고 숙소도 같고 해서 약간 고등학교 친구를 일본에서 만나는 감성으로 가기로 했다.
나는 갈 때는 인천공항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올 때는 에어로케이를 타고 청주공항으로 왔다. 이게 사실은 대전이기도 해서 청주공항까지 자차를 타고 가서 에어로케이로 왕복을 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너무 즉흥적으로 했는지 시기가 안 좋았는지 항공권이 진짜 너무너무 비쌌다. 개강/개학 전 마지막 주말이기도 하고 일본의 천황탄신일이기도 했는데, 아무튼 왕복으로 도쿄를 가려면 60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인천공항을 가든 청주공항을 가든... 그래서 진짜 너무 억울해서 그냥 가는 걸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갔다.
사실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사는 게 미국처럼 멀리 갈수록 금액적으로 이득이고 제주도 같은 곳을 가면 엄청 손해라고 하던데, 지금 일본 가는게 편도 30인 시점에서는 일본을 가도 이득이다 싶어서 그냥 썼다.
그래서 일본 나리타 공항을 대한항공을 타는 짓을 해봤고 무슨 이어폰도 주고 비행기가 완전 새것이었다. 승무원 분이 말해줬다 새거라고 ㅋㅋ 샌드위치 같은 간식도 아니고 진짜 기내식도 주었고, 무엇보다 모니터가 장난이 아니었다.
모니터도 완전 빠릿빠릿하고 필름을 갓 뗀 느낌이 났고 무슨 내 에어팟이랑 블루투스 연결이 된다. 진짜 비행기 많이 타봤는데 이런 경우는 첨 본다. 이번주에 미국을 갈 때 A380을 타는데, 오히려 A380이면 오래된 기체라서 이런 새삥 기술들은 안 들어있을 것 같다.
암튼 도착하니 진짜 밤이어서 도쿄 도심으로 가는 스카이라이너 막차를 설마 놓치는 불길한 생각을 했으나, 문제 없이 잘 도착했다. 참고로 11시가 막차라고 한다.
스카이라이너에서 내려서 커플들이 참 많았던 우에노 공원을 아주 살짝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갔다. 에어비앤비로 잡았는데, 우에노 역이랑 얼추 한 두 정거장 떨어진 곳이었다.
숙소는 참 예뻤다. 이 시기에 항공권도 비쌌지만 숙소도 정말 정말 비쌌는데, 에어비앤비기도 하고 친구가 잘 찾아서 그런지 1박에 이십 초반에 구한 것 같다. 에어비앤비가 확실히 좀 더 로컬 느낌도 나고, 3명 이상씩 되는 여러 명이서 갈 때에는 호텔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 같이 밤에 술 마시기도 편하고.
아침에 본 꽃. 횡단보도에 이렇게 작게 화단이 있고, 참 예쁜 꽃인 거 보니 누군가가 관리하는 것 같았다. 일본이 확실히 도로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이 있었고, 이렇게 아기자기한 것들이 중간중간 있는 것 같다. 특히, 화물차를 포함해서 자동차들이 모두 깨끗하게 관리가 되어있다. 트럭도 깨끗한 걸 보고 놀랐다.
아점은 텐동을 먹었는데 무슨 140년 경력이 된다고 한다. 튀김도 참 깨끗하고 재료도 좋아보이고 맛이 있었는데, 가격을 생각안하고 시켰다가 나중에 보니 2900엔이었다. 우리나라에서 3만원짜리 텐동을 시키면 거의 황제가 먹듯이 나올 것 같은데 말이다. 참고로 내가 비싼 메뉴를 시킨 게 아니라 다 이 가격이었다. 밥 먹고 나와서, 텐동 하나 3만원 받는 음식점이면 내가 아들이어도 물려받겠다는 말을 했다.
근처에는 센소지 라는 곳이 있었다. 사찰 같은 곳 같은데, 꽤나 컸다. 또 천황탄신일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푸드트럭도 많고 사람도 진짜 정말 많았다. 패키지인지, 깃발을 단 가이드들이 여럿 인솔하는 그룹도 몇번 보였다. 여기서 일본 전통 문화를 미세하게 구경하고 뽑기도 했다.
100엔짜리 동전을 구멍에 넣고 어떤 숫자를 하나 뽑아 안에 있는 종이를 읽는 것인데, 운 좋게 Good fortune이 떴다. 그래서 가져와서 연구실 책상에 걸어놨다. 여기도 그렇고 여행하며 본 여러 사찰들에서 기념품이라던지, 향을 피운다던지 모두 동전을 알아서 넣고 하나씩 가져가는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이었다.
이후 센소지 바로 옆에 있는 강가를 따라서 작은 공원과 산책로가 있어서 여기서 여유를 즐겼다. 도쿄 스카이트리가 이렇게 잘 보이고, 일본에 올때마다 이렇게 새파란 하늘에 흰 구름을 봤어서 참 좋은 것 같다. 이후 돈키호테도 구경하고, 자잘하게 돌아다니다가,
아키하바라에 갔다. 내 친구들은 전자제품을 좋아해서 거기서 구경을 많이 하고, 나는 내 연구실 친구가 사달라고 한 피크민 인형 같은 걸 사러 갔다. 난 별로 귀엽지가 않던데 맨날 귀엽다고 인형이든 키링이든 뭔가를 사달래서, 애니 캐릭이 많은 아키하바라면 있겠다 싶어서 사주겠다 했다. 근데 별로 나오지도 않았고, 이거 찾으려고 들어간 매장들마다 심연을 보았다. 나는 사실 일본 애니 중에서 본 게 하나도 없고, 피카츄 이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고, 사실 애니를 보는 걸 약간 좀 그렇게 보는 사람이기는 한데, 피크민 사러 들어간 매장에서 어마무시한 땀냄새에 숨을 참기도 했었고, 다 똑같이 생긴 것 같은 여자애들이 왜 다 치마가 올려져 있는지 의문스럽기도 했다.
아무튼 그런 건 올리기 그렇고, 아무튼 하나를 찾았다.
이 매장에서 직원한테 물어봐서 찾았다. 내가 직원한테 안 물어보고 그냥 돌아다니면서 찾다가 심연을 많이 봐서 정신을 못 차릴 것 같아서, 몇 군데 간 이후에는 그냥 사진 보여주면서 얘 있냐고 바로 물어봤다. 두 번째 사진처럼 피크민 인형? 피규어 같은 게 있어서 샀다. 랜덤이라서 그냥 포장 괜찮아보이는 걸로 골랐다. 오늘 줬는데 이상한게 걸린 것 같지만 나름 괜찮아하는 것 같다.
이후에는 긴자로 넘어가서 이토야 문구를 갔다. 긴자에는 정말 무지 비싼 명품 매장들이 독자적으로 한 빌딩씩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청담이든 가장 비싼 동네에서도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인 거 같긴 하다. 그런데 이런 곳에, 티파니와 불가리 사이에 이토야 문구라는 문구점이 통창으로 된 8층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다. 한 층씩 다 돌아봤는데, 정리도 잘 되어있고 정말 예쁘고 좋았다. 나는 원래 강남에 갈 때마다 교보문구랑 무인양품을 꼭 들르는데, 내 감성이랑 잘 맞았다.
천황탄신일이라 그런지 일장기가 쭉 달려있었다. 내가 대학생 때 터키를 갔을 때도, 작년 크로아티아 여행을 위해 터키에서 경유를 했을 때 모두 무슨 공휴일이라고 터키 국기가 온 동네에 걸려있었는데, 비슷했다.
이후에는 이 비싼 긴자라는 동네에서 비싼 음식인 오마카세라는 것을 먹었다.
정말 맛있었다. 재료도 참 다양하게 주는 것 같았고, 어느 정도 영어로 설명을 해주셨고, 열심히 노력을 해주셔서 ㅋㅋㅋ 얼추 알아들었다.
담날에는 우에노 역에서 마루가메제면을 먹었다. 내가 연대 다닐 때 매주 2번씩 강남역을 갔었는데, 갈 때마다 먹었던 마루가메제면이 코로나를 버티지 못하고 망해버려서 참 아쉬웠다. 사실 일본에 있는 것인지도 몰랐었는데, 이름이 똑같아서 설마하고 봤더니 같은 곳이었다. 면을 고르고 튀김을 알아서 골라서 계산하는 시스템도 똑같았다.
그래서 먹었는데, 사실 감동이 있지는 않았다.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보니, 사실 강남역에서도 아마 감동이 있지는 않았던 것 같고, 그냥 먹기 편하고 무난하게 맛있어서 내가 참 좋아했던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먹는 것 치고는 일본 느낌이 났었던 것 같은데, 정작 일본에 와서 먹으니 더 무난하게 느껴진 것 같다.
매우 짧은 일정이었기에, 아점을 먹고 벌써 돌아갈 날짜여서 우에노 역 근처에서 놀았다. 첫 날 밤에 도착하여 보지 못했던 우에노 공원을 산책했다. 보면서 원숭이 산책을 시키는 (애완 원숭이인지, 동물원 원숭이를 산책시킨 것인지 도저히 모르겠지만) 아저씨와, 대낮부터 맥주를 마시며 한 손에 비둘기를 올리고 프링글스를 먹이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꽃들이 좀 있는 정원도 구경했다. 추워서 안 핀애들도 있었지만, 나름 핀 애들은 정말 풍성하게 피어있어서 예뻤다. 또 한 꽃 한 꽃씩 전시를 하듯 배치해놓았는데, 위에 비를 피하라고 해놓은 것 같은 볏짚도 귀여웠고 정성이 느껴졌다.
일본에 왔으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도 구경하고, 또 비둘기들도 구경했다. 그냥 한국이랑 비둘기들이 똑같았다. 다만 한국에서는 비둘기에 먹이를 주는 사람이 잘 없는 것 같은데, 일본에서는 곳곳에서 먹이를 준다.
또 재팬에 왔으니, 재패니즈 위스키도 공항에서 하나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여행 기간이 너무 짧았어서 약간 아쉽기도 한데, 짧은 시간 정말 알차게 경험한 것 같다. 하루는 19000 걸음이나 걸어서, 친구는 물집이 잡혔다고 한다. 해보고 나니 도쿄 당일치기는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래도 3박 4일 정도는 되어야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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