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원 생활

논문 리비전 끝!

by 두재 2023. 5. 5.

1. 논문 리비전

1월부터 시작한 논문 리비전이 이제야 슬슬 끝이 났다. 할 거는 거의 다 했고, 오타나 실수를 검증하는 proofreading만 남은 것 같다. 미팅 끝나고 날씨도 좋은데, 여유를 만끽하며 랩에서? 글을 쓴다. → 다 못 쓰고 집에 와서 쓰는 중..

 

그동안 정말 길고도 힘들었다. 여유가 없어 블로그에 글을 거의 못 쓰기도 했고 맘 편하게 놀지도 못했다. 그러면 4개월 동안 정말 하나도 안 놀고 리비전만 했냐고 하면, 당연히 아니지만, 확실히 맘이 편하지는 않았다고 자신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생각하지만, 2월 말에 후쿠오카를 간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그 때 고민했던 것이, 빨리 리비전 끝내고 여행을 가는 게 맞나? 싶었는데, 그 때 안 갔어도 지금과 결과는 다르지 않았을 듯싶다.

 

4개월 간의 리비전을 통해 정말 많은 실험과 데이터가 추가되었고, 우리 work에 대한 이해도가 우리 스스로에게도 많아진 것 같다. 지금은 무려 논문 피겨가 70개 정도 된다. Manuscript도 서른 장이 넘고, 서플리멘터리 머티리얼도 거의 80장 정도 된다이건 정말 리젝 시키면 안 되는 것이지.

사실 논문 리뷰를 받고, 에디터가 3~4개월을 주었을 때는 너무 많이 준 것 같다는 생각도 했었고 대충 일이 개월 내로 끝내서 제출하려고 했는데, 예상보다 꽤나 오래 걸렸다.확실히 일의 양을 예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이 논문은 나에게 꽤나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우선, 엄청 일을 크게 벌려 놓았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연구팀이랑 같이 소통도 하고 실험도 하면서 co-work을 해보았다. , preprint를 올려놓았는데, 벌써부터 여러 연구팀에서 써보고 있기도 하고, 우리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리비전 과정에서 이메일이나 줌 등으로 미팅도 많이 하고 있는데, 상상해보지 못했던 너무나도 값진 경험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마지막으로, 예전부터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고, 해보고 싶었던 네이처 자매지를 경험해 보는 것이기도 하다.

나름 엄청 높은 저널이라서 제발 제발 억셉이 되었으면 좋겠다. 경험적으로도 그렇고,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렇고, 이게 된다면 어느 정도는 다 잘 풀리지 않을까...?..... 물론 이후에도 계속 좋은 논문들이 나와야겠지만.

 

2. 이제 앞으로 할 것?

 사실 이 논문이 예상했던 것보다는 꽤 오래 걸렸다. 아직 억셉이 되지도 않은, 1차 리비전 밖에 안 되었지만 거의 1년이 되었다. 사실 뭐 1년이 긴 거냐 싶을 수 있긴 한데, 이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그냥 대충 빠르게 하고 정리해서 학회 정도에 내면 되겠다.. 생각했었는데, 어쩌다 보니 저널 타깃으로 되기도 했고 하다 보니 잘 되니까 점점 실험도 늘려서 눈이 높아지며 이렇게 된 것 같다. 뭐 된 것도 아니니 말을 아끼겠지만, 아무튼 연구라는 것이 참 그냥 별 거 아닌 것 같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막상 해보면 예상보다 더 큰일이 되는 경우도 있고, 잘 될 것 같은데도 세상에 나오기까지 고전하는 논문도 있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꼭 퍼블리쉬가 아니라 연구 그 자체의 경우에서도, 분명 별 것도 아닌 일이고 그냥 딱 되어야 하는 파트가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있는 것 보면, 참 예상대로 되는 일이 하나 없는 것 같다. 다만, 별 거 아닌 거가 발목을 잡는 경우는 많이 경험했지만, 어려워 보이는 일이 쉽게 풀리는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ㅋㅋㅋ.. 조금 억울한데?

 

일단 리비전을 담주에 제출한다고 치고, 이제 기존에 하던 다른 연구들을 진행해야 한다. 원래 하던 것도 이 논문 작성하면서 뒷전으로 밀려서 정리가 하나도 안되어있는데, 얘는 2년도 넘은 애라 이제 빠르게 정리를 해야 한다. 막상 정리를 하다 보면 이제 몰랐었던 문제들이 발견이 되겠지. 늘 그렇듯이. 아무튼 얘도 정리해야 하고, 또 10월까지 듀데이트가 정해져 있는 리뷰 논문도 하나 있다. 사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라서, 조금 억울하지만 마냥 쉬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다. 너무 바빠서 3주간 훈련소를 못 갈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게, 지금 바쁘다고 해서 미루는데 내년에는 안 바쁠 것 같냐? 싶으면 그때도 바쁠 것 같은데, 10월 전까지는 진짜 못 갈 것 같다. 그 외에도, 몇 가지 연구 주제들이 더 있고 얘네들도 하나같이 "나에게 관심을 줘!" 하는 아기새 같은 친구들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네..

 

이게 일이 너무 많은 것도 사실 욕심인 것 같다. 사실 뭐 내가 하겠다고 시작해 놓은 일도 많으니까. 일이 많아서 못하겠다고 징징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가진 시간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한, 능력 부족 아닐까. 하지만, 성공해 낸다면 또 얘기가 다르지. 생각해 보면, 이것도 결국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얘기와 같은 맥락인가 보다. 


아무튼 어린이날 연휴도 있고, 암튼 리비전도 얼추 끝나가고 조금 쉬고 있다. 할 게 많아서, 빠르게 쉬고 또다시 할 거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