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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생활

카이스트 대학원 생활 - 첫 논문 (논문 쓰는 법, 중요한 것, 자잘자잘한 팁)

by 두재 2021. 3. 7.

대학원에 입학하여 첫 논문을 작성해보았습니다. (작년에 휴먼테크 초록 썼던 것은 제외하고요.)

겨울방학을 불태워 논문을 작성하고, 새 학기가 벌써 시작되었는데 정말 피곤하네요. 개강 전에 정말 알차게 랩 생활해서 그런지 수업 듣는 것에 적응도 어렵고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부족하다고 느껴집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써야지 써야지 하는데 어려웠습니다.

일단 학회에 서브밋은 했고 이제 Early notification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제발 제발... 제발..... 제발....) Rebutal이라도 좋으니 제발 reject은 안 됩니다. 빨리 끝내버리고 다음 연구에 집중하고 싶네요.

논문을 작성하면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교수님도 정말 너무 많이 도와주셨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한데, 한 번 느낀 점이나 알게 된 것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가장 크게는 중요한 것은 두 가지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지적받은 부분입니다 ㅠ)

1. 글을 잘 써라. 말이 되게 써라. 

이건 이제 구성이나 논리에 관한 내용입니다. 설명을 하는데에 있어서 순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어떠한 문장이 있으면 이 문장이 왜 나왔고 어떤 역할을 하고 그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런 것이 없다면 잘못 위치한 문장이거나 불필요한 문장일 수 있습니다. 이 유기적인 연결을 위해서는 문장 앞에 접속사를 넣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접속사를 나중에 없애더라도 접속사를 쓰면서 문장을 쓰면 앞 뒤 문장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고 잘못된 연결의 경우 "내가 지금 이 말을 하는 것이 맞나?"와 같은 이상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장 별로의 순서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구성도 중요합니다. 어떤 단락이 1) Introduction에 있어야 하는지, Method에 있는지부터, 2) Experiments 처음에 나올지, Experiments 안에 있는 subsection 안에 나와야하는지 등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여러 실험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실험 세팅에 대한 내용이 subsection안에서 등장했다는 바보같은 실수가 있었습니다. 글을 쓸 때 집중해서 써야 논리가 끊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레 갈텐데, 글이 조금 길어지다보니 중간중간 뜬금없이 등장하는 문장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하루만에 논문을 다 쓰는 것은 불가능할테니 다음 날 다시 읽어보면 이상함이 느껴지기는 하니 수정하면 됩니다.

 

2. 영어를 제대로 써라.

영어 작문 실력도 실력이지만, 제대로 써야 하는 표현이 있습니다. 제대로라면 그 분야 사람들이 모두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당연한 표현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물론 영어 문법 틀리는 것도 고쳐야겠죠). 실험 세팅에 대한 내용이 특히 이 내용과 부합합니다. 머신 러닝에서는 epoch를 얼마로 했는지와 같은 학습 configuration, 동물 실험에서는 어떤 동물을 어떤 온도로 실험했는지... 이와 같은 정보들은 그냥 빠르게 읽고 넘어가는 부분이고 실험 세팅이라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 이외에는 추가적으로 어떠한 역할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범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혼자 다른 (다르면 틀린 것일 가능성이 높죠) 전치사나 관사를 사용하거나 쓸데없이 수식어를 남발하는 행동을 하면 읽는 사람 입장에서 부정적인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논문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

사람들이 논문을 많이 읽어라 읽어라 하는데, 논문을 그냥 많이 읽으면 안 됩니다. 제가 해 본 바에 따르면 논문에 쓰이는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 논문을 읽을 때에는 좋은 논문을 정말 집중해서 읽어야 합니다. 솔직히 논문을 읽을 때 그냥 읽으면 아무리 많이 읽어도 어떤 전치사를 쓰는지, 어떻게 표현을 하는지 다 모릅니다. 그냥 해석이 되니까 대충 읽고 대충 넘어간다면 아무리 논문을 많이 읽어도 안 됩니다 (제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 2. 영어를 제대로 써라 라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좋은 논문 몇 개를 인쇄하고 영어 단어들을 잘 보면서 읽고 논문 쓸 때도 옆에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논문을 다 세세하게 영어 단어 하나하나에 목숨걸고 볼 수는 당연히 없죠. 

@karpathy 머신 러닝에서 유명한 Andrej Karpathy의 말도 안 되는 Skimming 능력...

쉽게 말하면 논문을 skimming 하는 것도 중요하고 몇 개 정도 자세히 읽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죠. 

 


위 두 가지가 메인이었고, 아래에는 자잘자잘한 노트들을 남겨봅니다.. 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논문 작성하실 때 도움이 되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 그리고 아래는 정답이 아닐 수 있습니다

1. hyper parameter --> hyperparameter

2. 예를 들어, A, B, C가 알고리즘 이름일 때) A, B and C --> A, B, and C

3. 근접한 위치에는 똑같은 단어 두 번 안나오게 동의어 사전 찾기 www.thesaurus.com/

4. 한 문장 안에 which가 두 번 나오면 좀 어색함.

5. Source codes --> Source code (불가산 명사)

6. Adam optimizer --> the Adam optimizer

7. The state-of-the-art --> State-of-the-art

8. 10-30% --> 10 to 30%

9. Singular Value Decomposition (SVD) --> Singular value decomposition (SVD)

영어 교정을 맡겼는데 이렇게 고쳐왔는데 잘은 모르겠네요. 각각을 대문자로 쓰는 줄 알았는데..

10. 분야별로 다를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Experiments에서 확실히 과거인 경우는 과거형 시제를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Figure에 대한 설명은 현재형을 사용하고요.

 

몇 가지 정리해보았는데, 사실 자잘자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첨삭과 교정에 기반한 정보이기는 합니다. 혹시 내용에 대한 추가나 지적이 있으시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느낀 점

일단 논문 하나를 정말 공들여서 작성해보았다는 점에서 뿌듯합니다. 그리고 논문을 작성해보는 경험과 교수님께 첨삭을 받는 경험이 정말 소중하고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과 여러 곳에서 최대한 논문을 빨리 작성해보라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 저널보다는 학회가 Due date가 있어서 학생이나 교수님이나 모두 텐션을 가지고 바짝할 수 있는 것 같아서 빠르게 논문을 작성하는데에는 좋은 것 같습니다 (학교 과제도 다 기한이 있어야 텐션이 있는 것처럼요 ㅋㅋ). 방학을 불태우고 학기가 시작되어 너무 힘들긴 하나 최대한 빨리 적응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작년 여름방학 끝나고 학기 시작할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번 겨울 방학 끝나고 학기 시작한 지금은 정말 느낌이 작년과 다릅니다. 다음에 제발 제발... 좋은 소식으로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