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딥티크 탐다오 & 베티베리오 오드뚜왈렛 EDT 구매 / 후기 / 호불호

by 두재 2022. 9. 25.

딥티크 (딥디크)에 플레르드뽀랑 오르페옹을 추천받아서 시향해보러 신세계에 갔다가 두 향수 모두 재고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 그냥 다른 향을 맡아보았는데 탐다오랑 베티베리오를 시향해봤다. 탐다오는 사실 오래 전에 시향해봐서 향은 기억이 안나고 그 때 별로였다는 기억만 남아 있었는데, 이번에 시향해보니 둘 다 너무 너무 좋았다. 특히, 베티베리오가 너무나 좋아서 꼭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대전 신세계가 오픈 1주년이라고 해서 여러 행사를 하고 있었고, 특히 VIP한테는 10% 백화점 상품권을 뿌리는 등 너무 매력적이었어서 무엇이든 사버려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탐다오랑 베티베리오 둘 다 오드 뚜왈렛이 (EDT)랑 오드퍼퓸 (EDP) 로 나오는데, 대전 신세계에서는 EDT만 재고가 있었다고 한다. 참고로, EDT는 50ml (약 14만) 와 100ml (약 20만) 이 두 가지고 나오고 EDP는 75ml (약 24만 원)으로 나온다.

사실 100ml는 조금 많고 50ml도 다 못 쓰고 있긴 한데, 항상 화장품의 저 애매한, 똑똑한, 가격 정책 때문에 큰 걸 사는 경우가 좀 생긴다. 그렇다고 75를 사자니 EDP가 되어버린다.. 그런데 딥티크의 경우 EDT와 EDP가 단순히 향이 오래간다 수준이 아니라 향 자체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둘 중 하나만 시향해보고 반대쪽걸 사는 것이 생각보다 위험하다.

 

아무튼 향이 정말 너무너무 좋고, 가격대도 그렇게 말도 안되게 비싼 수준은 아니기에 꼭 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한 가지 고민거리는 탐다오와 베티베리오 중 무엇을 살지였다. 짧게 말하면, 그냥 둘 다 샀다. 게다가 둘 다 100ml로....

감성 있게 찍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솔직히 잘 찍었다.

EDP는 인터넷으로 보니까 좀 더 포장이 묵직하고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는데 얘는 뭐 그렇지는 않다. 근데 종이로 되긴 했지만 정말 예쁘고 딱 맞게 잘 설계된 것 같다. 정말 좋았던 점이, 저 종이 상자 위쪽에서 뚜껑 열 때, 설계 잘 못해놓으면 힘줘서 빼야하고 손톱 때문에 꾸겨지고 그러는데, 얘네는 수치를 잘 맞춰서 잘라서 그런지 힘 전혀 안 들이고 열어도 잘 열린다. 소소하지만 너무 좋았다.

내가 가진 향수들을 이렇게 모아봤다. 뭔가 향수도 내 수집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근데 사진 찍으면서 보니까 딥티크 향수가 너무 크고 묵직하길래, 내가 가진 기존 샤넬 향수들을 보았는데, 50ml였다. 난 지금까지 당연히 100ml로 알고 있었다. 대학생 때 가난했던 나는 이제 100ml 향수 두 개를 마구 지르는 사람이 된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대학생 때 산 50ml를 아직도 못 쓰고 있는데, 100ml를 산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딥티크 향수는 방에 그냥 뿌려놓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향이라 괜찮을 것이라고 합리화를 해본다.

 

그런데 사실 문제가 있다. 조금 향수 얘기를 해보자면, 그리고 이론적인 거 빼고 그냥 일반인인 내가 느끼는 것을 기준으로 써보겠다.

  1. 베티베리오는 너무너무 좋다. 이건 데일리도 될 것 같다. 사실 베티버 향이라서 베티베리오라는데, 베티버가 뭔 향인지를 잘 모른다. 뭐 그런데 베티버만 있는 것은 아니고 우디도 섞여 있다는데, 아무튼 정말 좋다. 약간 내가 우디랑 후추 향 좋아하는 것 같다. 아마도 저 노란색 샤넬 저 블랑쉬라는 애가 시트러스도 있긴 하지만 초반에만 있고 뒤에는 아마 우디랑 후추였을 것이다.
  2. 다시 베티베리오 얘기로 돌아가면, 뭐 초반의 향부터 잔향까지 정말 좋다.
  3. 그런데, 약간의 파우더리함이 좀 있어서 여자 향수 같은 느낌도 살짝 난다. 딥티크 향수가 전반적으로 남녀공용이라 그런가 내가 약간 여자 향처럼 느끼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뭐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냄새가 나서 정말 만족스럽다.
  4. 지속 시간은 2시간 정도는 그냥 주변에 계속 나는 것 같고 그 이후부터는 뿌린 곳 근처에서만 향이 나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는 여섯시간 정도는 가는 것 같다. 뭐 그 시간이 지나도 그 부분에 코 박으면 나긴 한다. 

 

문제는 이제 탐다오 인데,

  1. 탐다오가 약간 별로였다. 분명 시향을 하고 샀는데, 약간 뿌리고 당황했다. 잔향은 괜찮고 좋았는데, 보니까 시향지에서 내가 잔향을 맡고 좋아했던 것 같다. 뿌려져 있던 것을 주신 것은 아니고 그 날 밤까지 그냥 내가 들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맡았는데, 좋았었었다.
  2. 그런데 첫 향이 조금... 역했다. 이걸 참으려 해보았으나 전혀 나아지지 않길래 그냥 당근에 올려버렸다 ㅋㅋ...
  3. 100ml 두 개나 샀어서 처리도 힘들었고... 그냥 보내는 게 맞지 않나 싶다.
  4. 그리고 탐다오가 절향이 난다고 하는데, 사실 난 잘 모르겠다. 절을 내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는데, 그냥 탐다오는 탐다오 향이다. 뭔가 그냥 독특하다.
  5. 근데 첫향이 그냥 나랑 안 맞긴 했지만, 고급스럽고 신선한 느낌은 확실히 있다.

이게 딥티크 향수가 둘 다 약간 자연의 향을 모방했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가 뿌리고 나면 방에 초록색이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가득해진 느낌이 난다. 뭐 탐다오 같은 경우는 나뭇잎보다는 나무 줄기나 갈색 이미지가 더 나긴 한다.

 

아무튼 요새 돈 쓸 곳도 별로 없고 맨날 백화점이나 구경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데, 사고 싶은 게 왤케 계속 나오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위스키랑 향수를 사면서 느낀건데, 뭔가 둘 다 향이 좋은 알코올이면서 무지하게 비싸다는 공통점을 찾았다. 휙 날아가버리니까 비싼 걸까..

아무튼 향수를 고민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뭐 작성한 것이 많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